SBS 뉴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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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스토리 Podcast

SBS뉴스토리는 뉴스의 속 얘기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하는 새로운 정통 시사보도 프로그램이다. 투박해도 날 것의 이야기,뉴스속에 감춰진 뒷 이야기, 진솔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친절히 전달할 계획이다.

  1. 16 HR AGO

    486회 “죽지 못해 버텨요”- 좀비 자영업자

    ▶ 코로나 종식 1년... 자영업자에게 남은 건 빚더미뿐 ‘좀비’. 살아있는 시체를 뜻하는 이 말이 요즘 자영업자를 수식한다. 영업은 하고 있지만, 지속되는 적자에 언제 문 닫아도 이상하지 않은 작금의 자영업 현실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선언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를 겪으며 진 빚의 상환 시기가 닥친 데다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3중고’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내수 절벽으로 손님들의 발길은 끊기는데 배달 수수료, 임대료 등 나가는 돈은 계속 올라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전 600조 원대였던 자영업자 대출은 재작년 1천조 원을 넘어섰다. ▶ 벌어도, 벌어도 적자... 역대급 위기에 아르바이트 뛰는 사장님들 서산에서 12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장지훈(56) 씨는 코로나 이전만 해도 벌이가 꽤 좋았지만, 지금은 간신히 하루하루를 버티는 중이라고 했다. 코로나 이후 늘어난 대출금을 갚기 위해 손님이 없는 시간에는 막노동까지 하고 있지만 수억 원의 빚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 달에 나가는 이자만 월 500여만 원. 살던 집까지 정리하고 가게 한쪽에서 생활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인천에서 8년째 중식당을 운영 중인 40대 박성민(가명) 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때 방송에 소개될 정도로 맛집이었던 박 씨의 가게는 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천정부지로 오른 물가와 임대료 등으로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시기 매출을 늘리고자 배달 비중을 높였는데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배달 대행 이용료, 광고 이용료, 주문 중개 이용료 등 각종 배달 앱 수수료만 7~8가지. 월 매출 720여만 원 중 310여만 원이 수수료로 빠져나가는 실정이다. 벌어도, 벌어도 적자인 현실에 박 씨는 폐업이라도 하고 싶지만, 밀린 식재료 값과 대출금 상환 걱정에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 25조 지원... 현장에서 “헛껍데기” 정부는 정책자금 상환을 연장해 주거나 고금리를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대환대출 확대, 임대료, 배달 수수료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경쟁은 치열한 데 지원 자격과 조건은 너무 까다로워 실제 도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570만 자영업자의 위기가 결코 이들만의 위기가 아니며, 이들의 붕괴는 곧 우리 경제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자영업 붕괴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는 역대급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그 대책은 무엇인지 논의해 보고자 한다.

    25 min
  2. 20 SEPT

    485회 뛰는 수사관에 나는 사기꾼 - 들끓는 사기꾼 누가 잡나

    뛰는 수사관에 나는 사기꾼 - 들끓는 사기꾼 누가 잡나 사기꾼, 너는 내 손으로 잡는다! 30대 직장인 최성현(가명) 씨는 초등학교 동창에게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았다. 최 씨에게 친근하게 접근했던 동창생은 캄보디아에서 큰 사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행세하며 사업자금 등을 핑계로 1억 8천만 원을 빌렸다. 하지만 그는 사기꾼이었다. 다른 고향 친구들 여럿이 그에게 당한 상태였다. 최 씨는 그를 경찰에 고소했지만 경찰 수사는 더디고 소극적이기만 했다. 결국 피해자 최 씨가 직접 잠복까지 해 가며 몇 달간 추적해서야 사기꾼을 잡을 수 있었다. 한 자동차 전문 유튜버는 최근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잠적한 수입차 딜러의 신상을 직접 공개했다. 이 사기꾼은 감언이설로 고급 외제차 구매 고객들을 속여 수억 원을 뜯어낸 뒤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유튜버가 직접 사기꾼의 신상을 자신의 채널에 공개하며 나선 이유는 경찰 수사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기꾼 천국 대한민국.. 왜 이 지경까지? 이 같은 사기 범죄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범죄 유형이지만 검거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수사력이 최근 급격히 추락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신종사기가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고 있는데 베테랑 수사관들은 대거 수사 파트를 탈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자리를 2-3년 차 경찰이 채우고 있으니 경찰 수사에 소화 불량이 걸렸다는 것이다.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끝없이 지연되거나 어이없게 종결되는 사건이 수두룩하다는데 취재진은 20년 경력의 베테랑 수사관을 만나 현재 경찰 수사력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직접 이야길 들어 보았다. 수사권 조정의 부작용.. 날개 단 사기꾼들 전문가들은 경찰 수사력 약화의 원인으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과 준비 부족을 문제로 꼽았다.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은 수사의 책임자로서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됐다. 이는 검찰이 상당 부분 담당하던 경제범죄 수사가 올곧이 경찰 부담으로 넘어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권한과 책임은 경찰이 넘겨받았지만 이에 맞는 인력과 예산은 받쳐주지 않았던 게 문제였다. 급격히 불어나는 사건.. 과중한 업무부담의 악순환 속에 경력 있는 경찰들의 수사 파트 탈출 러시가 일어난 것이었다. 여기에 사기 범죄에 대한 법원의 처벌 수위가 워낙 낮다 보니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사기꾼이 판을 칠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주 는 사기 범죄가 들끓는 이유와 우리나라 형사 사법 시스템의 범죄 대응능력에 대해 짚어본다.

    24 min
  3. 6 SEPT

    484회 비대면 사기, 신고했지만 “범인 못 잡고 돈 못 찾는다”

    비대면 사기, 신고했지만 “범인 못 잡고 돈 못 찾는다” 확실한 ‘미끼’던지는 비대면 사기 작년 대기업 임원직에서 퇴직한 A 씨는 올해 초 두 건의 비대면 사기를 당했다. 두 건 모두 일본인 여성 프로필의 SNS 계정으로 접근해 사적인 대화로 친밀감을 쌓은 뒤에 투자를 제안하는 수법이었다. 권유받은 투자 앱이 공신력 있는 앱스토어에 등록돼 있었고, 초기에는 실제로 수익금을 인출할 수 있었다는 A 씨. 믿음이 생겨 큰돈을 투자했으나, 이후 수익금을 찾으려고 하자 사기범들은 보증금, 수수료 등의 갖가지 명목으로 추가적인 입금을 요구했다. 이는 로맨스 스캠과 투자 사기가 교묘하게 결합된 신종 비대면 사기 수법이다. 결국 11억 8천만 원에 달하는 노후 자금을 잃은 A 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범인을 잡기도 피해금을 회수하기도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A 씨는 처음에는 ‘이렇게 수익이 좋은 사업이 있을까’ 의심했지만, 실제로 수익금이 인출되는 것을 확인하고 의심을 거뒀다고 한다. 최근 사기범들은 초기에 소액의 수익금을 실제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확실한 미끼를 던지고 있다. 진화하는 범죄, 신고해도 소용없다? 40대 주부 B 씨는 지난 7월 블로그 댓글을 통해 부업을 제안받았다. 물건을 구입하고 상품평을 작성하면 구매비용에 수당을 얹어 돌려받는 방식이었는데, 블로거가 협찬받아 글을 쓰는 것과 유사해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 15만 원의 수익을 입금받는 데까진 투자금이 한 푼도 들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더 높은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그룹 채팅방에 합류한 것이 수렁의 시작이었다. 사기범은 B 씨가 더 비싼 물품을 구매하도록 그룹 채팅을 조작했고, 계좌 오류를 핑계로 수차례 고액을 요구했다. 재산 2억 4천만 원을 빼앗긴 김 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사기범의 계좌 정지를 요청했지만, ‘보이스피싱’이 아닌 ‘사이버 사기’이기 때문에 관련 법 적용을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B 씨는 자신보다 앞서 이미 6명의 피해자가 동일한 사기범을 신고했지만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아 자신도 피해자가 됐고, 자신이 신고한 이후에도 사기범의 보유 계좌는 한동안 정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법망 피해 활개 치는 신종 비대면 사기 ... 피해자 방치 언제까지 는 약 7개월 전에도 신종 비대면 사기를 보도했다. 당시 투자와 부업 관련 비대면 사기를 당한 5명에게 다시 연락해 본 결과, 피해 금액을 되찾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적으로’ 보이스피싱에 해당하지 않는 비대면 사기 수법은 법의 허점을 이용해 날로 악랄해지는데,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이다. 한 전문가는 법이 범죄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며 보이스피싱 관련 법의 적용 범위를 늘리는 등 새로운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비대면 사기, 신고했지만 “범인 못 잡고 돈 못 찾는다”

    24 min
  4. 30 AUG

    483회 구멍 뚫린 돌봄, ‘필리핀 이모님’이 해법?

    구멍 뚫린 돌봄, ‘필리핀 이모님’이 해법? 왜 ‘필리핀 이모님’이 필요해요? 영어 때문? 지난 8월 6일 인천공항에 필리핀 여성 100명이 입국했다. 서울시와 고용노동부가 저출생 문제 해결 방안으로 시범 도입한 외국인 가사 관리사들이다. 하루 8시간 월 238만 원이라는 비용에도 모두 731가구가 신청해 5대 1의 비교적 높은 경쟁률로 최종 157가정이 선정됐다. 왜 신청했을까? 수차례 국내 아이돌보미를 채용했었던 6살, 4살 남매의 어머니를 만나보았다. 그동안 조건에 맞는 돌보미를 구하기가 힘들었다면서 아이들의 영어교육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다른 부모님들도 필리핀 도우미의 장점으로 영어 사용을 꼽았다. 돌봄 노동자들의 반발... “싸구려 노동으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국내 아이 돌봄 노동자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한 돌봄 노동자는 ‘싸구려 노동자’가 된 것 같다며 심적 타격이 크다고 털어 놓았다. 파트 타임으로 일할 때가 많아 소득이나 처우 면에서 ‘열악한 일자리’지만, 최근 경쟁률이 15대 1이 되는 곳이 있을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긍심과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었는데, 찬물을 끼얹은 것 같다고 걱정했다. 취재진은 불법으로 한국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한 필리핀 여성도 만나봤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며 한 달에 109만 원을 받는다는 안젤라(가명) 씨. 그는 자신의 급여는 낮지만, 가정에 입주하여 숙식비용이 안 들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생활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에 들어온 필리핀 여성 관리사들은 출퇴근 형태여서 한국의 비싼 물가 때문에 만족할 만한 급여는 아닐 거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지속 가능할까?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외국인 가사관리사 1,200명을 추가로 도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비용을 낮추기 위해 최저임금 적용 제외 등을 추진 중이다. 고비용 문제 때문에 고소득 가정을 위한 정책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부의 사업 확대 의지에도 다수의 전문가들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근본적인 도움이 될지 의문이고, 보육제도와 아이 돌봄 서비스 등 공적 돌봄을 강화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주 에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둘러싼 논란과 그 실효성을 함께 짚어본다.

    25 min
  5. 23 AUG

    482회 외면이냐, 지원이냐..갈림길에 선 경계선지능인

    외면이냐, 지원이냐..갈림길에 선 경계선지능인 지능 지수가 70 이하이면 지적장애, 85 이상이면 평균으로 분류한다. 그 사이인 71~84인 사람들은 장애와 비장애 사이의 경계에 서 있다 해서 ‘경계선지능인’이라고 한다. 이들은 인지능력이 떨어져 배움이 늦다 보니 ‘느린 학습자’라고도 불린다. 또래보다 이해력, 어휘력이 부족해 대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정확한 정의나 공식 통계조차 없다. 다만, 지능 지수 정규분포를 기준으로 인구의 13.6%인 약 697만 명이 경계선지능인일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삶의 경계에 선 697만 명.. 지원책은 어디에? 고등학교 2학년인 최지훈(가명) 군은 초등학교 4학년이 돼서야 자신이 경계선지능임을 알게 됐다. 열심히 공부를 해도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었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움은 더 커졌다고 한다. 또래 친구들과의 학업 격차는 따돌림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부모는 지훈이를 치료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고, 경제적 부담은 점점 늘어나 가정불화를 겪기도 했다. 경계선지능인의 진짜 어려움은 성인이 되면서 시작된다. 서울에 사는 이진영(가명) 씨는 IQ 78로 경계선지능이다. 올해 마흔 살이지만 제대로 직장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힘들게 직장을 구해도 행동이 느리고 일머리가 없다는 이유로 2~3일 만에 잘리기 일쑤였다. 어리숙해 이용당한 적도 많았다. 최근엔 개인 서류를 맡겼다가 한 회사의 서류상 대표이사가 돼 있었고, 수백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할 처지에 몰렸다. 하지만, 진영 씨는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보호나 구제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반복과 맞춤 학습의 중요성.. “느리지만 할 수 있어요” 경계선지능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경계선 지능인인 26살 김성현(가명) 씨는 서울의 한 식당에서 홀 서빙부터 주방 일까지 척척 해내고 있다. 한 사회복지관에서 자신에게 맞는 직업 교육을 받은 덕분에 식당에 취업했고, 지금은 자취하며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 취재진이 만난 전문가들은 경계선지능인에게 꾸준한 치료와 맞춤형 지원이 이뤄진다면 이들도 충분히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에서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계선지능인과 그 가족의 고충을 들어보고, 경계선지능인의 자립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24 min
  6. 16 AUG

    481회 회장님 법정에 세운 제빵기사들

    회장님 법정에 세운 제빵기사들 특정노조는 안 된다? - SPC그룹의 노조 탈퇴 종용 의혹 7년간 파리바게뜨에서 제빵기사로 근무한 김미진(가명) 씨는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반복된 진급 누락과 지속적인 노조 탈퇴 압박에 시달리다 지난해 회사를 떠났다. 3년 전 퇴사한 오주희(가명) 씨도 노조 탄압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취재진이 만난 제빵기사들은 노조원이라는 이유로 진급과 매장 배치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증언하며, 이는 회사의 조직적인 노조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그 결과, 한때 700명대였던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 수는 현재 200명 미만으로 급감했다. 한편, 취재진은 사측의 끈질긴 압박으로 노조를 탈퇴할 수밖에 없었다는 제빵기사 이윤아(가명) 씨를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이 씨는 압박에 시달리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탈퇴서를 쓴 이후, 미뤄졌던 승진도 바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 ”- 노조 탄압의 배경 회사가 노조를 탄압한 이유는 무엇일까? SPC 협력업체에서 제빵기사 일을 시작했다는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 지회장.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일했지만, 협력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급여와 복지 등에서 차별적 대우를 받았다고 했다. 7년 전, 임 지회장이 제빵기사 불법파견 문제를 세상에 알리면서 회사와의 질긴 싸움이 시작됐다. 이때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가 설립됐다. 당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제빵기사 5,300여 명의 불법파견이 인정됐고 SPC그룹에는 직접고용 시정지시가 내려졌다. 하지만 회사는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인 PB파트너즈를 설립해 제빵기사를 채용하고 3년 안에 급여와 복리후생을 본사 수준으로 맞춘다고 약속하며 사회적 합의를 체결했다. 이 합의를 통해 회사는 불법파견에 따른 과태료 162억 원을 면제받는다. 그러나 근로조건을 개선하기로 한 2021년이 다가오면서 노조가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하자 사측이 본격적으로 노조 와해 공작에 나섰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며 지난해 12월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노조원 모두 가족이라며 비난을 피해 갔다. 구속된 회장님.. “아직 우리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노동자가 대기업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를 밝혀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중간관리자의 결정적 내부고발로 수사에 진척이 있었고, 올해 4월 SPC 허영인 회장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되었다. 제빵기사들이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에 맞서 싸운 지 7년 만의 성과였다. 조합원들은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당연한 게 당연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번 주 는 거대 기업 SPC 회장을 법정에 세운 제빵기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소수 노조의 정당한 권리를 박탈하는 현재 복수노조 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짚어본다.

    24 min
  7. 9 AUG

    480회 소년들은 왜 총을 들었나

    소년들은 왜 총을 들었나 6.25 전쟁에 강제 징집된 ‘소년병’..국가는 70년 넘게 외면 는 지난달 9일 ‘6.25 전쟁 참전 소년병’에 대한 진실 규명을 결정했다. 전쟁 당시 징집 대상 연령에 미치지 못한 어린 소년들을 국가가 강제로 징집한 사실과 이들이 입은 피해를 국가 기관으론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것이다. 그동안 국방부는 지난 2009년에서야 소년병의 실체를 인정하긴 했지만, 이후 아무런 진상 조사나 합당한 예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해 목숨 걸고 나라를 지켜온 소년병들을 외면해 온 셈이다. ‘청춘’을 바치고 ‘미래’까지 잃어버린 소년들 취재진은 이젠 아흔을 넘긴 소년병들을 만나 처절했던 6.25 전쟁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전쟁 당시 총을 들기에도 버거웠을 어린 소년들. 부모에게 인사도 할 겨를도 없이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고, 피란길에 헌병에게 끌려가 입대했다고 했다. 소년병들은 북한군의 공세로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까지 후퇴했던 전쟁 초기에 많이 동원됐는데 최대의 격전지였던 다부동 전투에 투입된 소년병들의 증언은 충격적이었다. 일주일간 훈련을 받은 건 그나마 다행. 한 소년병은 고작 실탄 8발을 하늘에 쏴보고 그날 저녁 바로 전장에 투입됐다고 했다. 전쟁 중 학교로 돌아온 ‘학도병’...소년병은 왜 계속 남아야 했나? 소년병은 6.25 당시 학생 신분으로 전투에 참여한 ‘학도병’과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완전히 다른 운명에 직면해야 했다. 학생 신분이었던 학도병은 전쟁 발발 이듬해 2월 귀가 복교령으로 학교로 돌아갔지만, 이미 군번을 받은 소년병들은 정규군 신분으로 이 조치에서 제외됐다. 이후 1953년 정전협정 체결 후에도 계속 군에 남아 있어야 했는데.. 이로 인해 소년병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교육을 받을 기회를 박탈당했고, 평생 전쟁의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했다. 나라에 인생을 바친 소년병.. “진심 어린 사과는 누가, 언제쯤?” 끔찍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소년병들. 자신이 살기 위해 죽어가던 소년병을 끝내 구하지 못하고 뒤돌아설 수밖에 없었다는 박승태 어르신은 그 모습을 잊지 못해 법당을 세우고 50년째 홀로 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나이에 이른 소년병들은 국가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자신의 가장 아름다워야 할 시기를 국가에 바친 소년병들에게 국가와 사회는 어떻게 예우해야 할까? 이번 주 SBS 에서는 정부가 소년병의 공헌과 헌신에 상응하는 예우를 하지 않고 있는 실태를 짚어보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을 겪고 있는 소년병들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24 min
  8. 2 AUG

    479회 빌라를 어쩌나?

    빌라를 어쩌나? 이삿날 임대인이 잠적했다? 신종 전세사기의 등장 신혼부부인 김 모 씨 부부는 어린 딸을 위해 넓은 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전셋집을 계약했다. 꿈에 그리던 이삿날, 김 씨 부부는 이삿짐을 싸 들고 빌라 주차장까지 갔다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김 씨에게 전세금을 이체받은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고 돌연 잠적해 버린 것이다. 사기임을 직감한 기존 세입자는 짐을 다시 넣었고, 오갈 데 없어진 김 씨 부부는 급하게 월세 집을 구해야 했다. 한 남성은 20대에 상경해 구한 전셋집에서 처음 사기를 당했다. 한 번 당했으니 두 번째 집을 구할 때는 하나하나 꼼꼼하게 따져봤다고 했다. 하지만 임대인으로부터 거래 위임을 받은 공인중개사의 말을 믿고 전세금을 이체했지만, 집주인은 잠적해 버렸다. 이들이 사기당한 집은 서류상으로 전혀 하자 없는 집이었지만 임대인이 전세금을 받아 잠적해 버리자 임차인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전세 포비아‘에 휘청거리는 주거 사다리 이런 상황 속에 빌라 전세 거래를 기피하는 이른바 ’전세 포비아‘ 현상이 전국에 확산하고 있다. 빌라 전세 거래량은 2022년에 비해 2023년 1만 7천여 건 감소했고 현재 추세를 볼 때 올해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빌라 매매 건수 역시 절반 가까이 줄었고, 찾는 사람이 없다 보니 착공 물량도 줄어든 상태다. 전세사기가 빌라에 집중된 것은 아파트와 달리 빌라는 매매 금액과 전세 금액에 차이가 없다 보니 담보로서의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자기 자본 하나 없이도 임대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방치한 결과라며 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아파트로 옮기기 전 서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빌라. 무너져가는 빌라시장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무자본 임대 사업자‘ 퇴출해야 전문가들은 빌라를 비롯한 비아파트 주거 시장에 자기 자본을 가진 사람이 임대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세보증금 일부를 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는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하고, 전세보다는 월세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을 통해 일정 정도 자기 자본을 가진 사람만이 임대 사업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허들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빌라의 경우 매매가와 전세가가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사례도 많은 만큼, 청년층이나 신혼부부들이 전세보다는 매매로 빌라에 거주하도록 해 주거 안정성을 높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형 빌라 1채를 소유한 경우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해 아파트 청약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주 는 빌라를 둘러싼 신종 전세 사기를 통해 현 빌라 시장의 문제점과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본다.

    24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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