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세들 : 20대가 말하는 20대의 이야기

권고사직 - 5화 [그날의 일기]

8월의 어느날, 기분의 날씨는 많은 먹구름으로 어둡고 추움. 제목 : 권고사직. 벌써 작년의 이야기가 되었다. 한참 코로나가 시작되던 시절, 나의 직장인 항공사에서도 뉴스에서 보던 권고사직을 시작하였고 후배들은 빠르게 타겟이 되었다. 지금 월급을 챙겨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금 퇴사를 해준다면 상황이 나아졌을 때 먼저 불러줄테니 나가라고. 나가지 않고 버틴다면 좋은 대우를 받긴 어려울 것 같다고. 거의 협박이었던 말에 반은 받아들였지만, 반은 받아들이지 않고 버텼다. 어떻게 이룬 꿈인데, 어떻게 찾은 일자리인데 떠날 수 없다며 말을 했다. 점점 신입에서 윗 기수로 올라가며 나의 기수까지 오게 되었다. 후배들이 들었다는 그 말을 나도 듣게 되었고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솔직히 버틴 후배들을 많이 원망했다. 회사에 남아 일을 한다고 해도 후배들이 얼마나 알아서 할 수 있다고.. 우리 기수부터는 모든 일을 핸들링할 수 있고 없으면 본인들이 더 힘들뿐인데, 그걸 버틴다니. 내가 어떻게 버텨온 회사인데, 내가 얼마나 챙겨주고 아껴줬는데, 이렇게 화살로 되돌아 올 줄은 몰랐다. 유예기간동안 출근하면서 눈치를 보게 되었다. 나를 보는 눈빛들에 모두 독이 있었고, 나는 너무나 아팠다. 퇴근하면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기도 했고, 너무나 괴로워 갑자기 친구를 찾아가 울면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냥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었지만 혼자 남을 엄마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내 스스로가 너무 불쌍하고 비참하게 보였다. 그래도 난 나의 일을 놓을 수가 없었고, 다른 어떤 것을 도전하기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나의 업무는 반으로 줄었고, 생계는 점점 어려워져갔다. 지금도 나의 불안과 생계는 좋아지지 않았다. 그냥 숨쉬고 살아있음에 감사할 그 정도다. 나의 마음을 가볍게 해보겠다며, 후배들을, 윗사람들을 많이 욕해봤지만 나아지는 건 없었기에 그냥 체념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냥.. 더 이상 이런 위기는 그만 왔으면 좋겠다. 너무 힘들었고, 언제 나아질지 모르는 나의 이 상황이 이젠 너무 지겹다. -- 그날의 일기_보여주고 싶었던 나의 일기장 *그날의 일기 남기는 곳 https://bit.ly/kakao20bi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