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어느 날, 기분의 날씨는 쨍쨍한 하늘에 비가 쏟아짐. 제목 : 나 혼자 수영 중. 처음 너를 본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 난다. 너는 당시 총학생회장으로 열심히 일을하고 있었고, 나는 그런 너와는 접점이라곤 없는 그저 그런 학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늦지 않겠다고 학교 건물 계단을 뛰어오르다가 에코백의 손잡이가 끊어져 가방 속 모든 물건들이 와르르 떨어졌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좌절하고 있던 나를 대신해 너는 내 끊어진 에코백 속에 내 물건을 다시 채워 넣었다. 그리고 나를 일으켜 다친 곳은 없는지 물었고, 다정한 웃음을 보이곤 뒤돌아섰다. 그때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났는지, 고맙다며 나는 너의 번호를 물어보았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상황이었겠지만, 너는 더 환하게 웃으며 나의 핸드폰에 번호를 눌러줬고 그렇게 떠나갔다. 야작을 해야했던 어느 날, 너는 도서관에서 공부 중이라고 했고 나는 너에게 커피 사러 학교 아래 편의점을 가자는 뻔한 수작을 부렸다 내 수작질을 안다는 듯이 너는 은근하게 운동장 쪽으로 걸으며 한 바퀴 돌아가는 길로 나를 이끌었다. 각자의 과잠을 입고 운동장을 걸으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했지만, 애교라거나 그런 간질거리는 것을 못하는 내 성격 때문에 너를 꼬시기보단 약 올리거나 장난쳤던 것 같다. 그런 나에게 키도 작은 애가 까분다며 놀렸고 그런 너에게 나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더 장난을 쳤다. 그러다가 너는 정신이 없다며 나를 들쳐 안은 채로 걸어갔고, 나는 당황해서 어버버거리다가 무거울 테니 내려달라고 했다. 나를 너무나 가볍게 안아 올리는 너 때문에 그날 어떻게 편의점을 다녀왔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날 야작은 어떻게 해냈는지 기억도 안 난다. 방학이 되었고, 너의 답장 속도는 점점 느려져갔다. 방학이니까. 다른 활동하느라 바쁘겠지. 나에게 너를 대변해주며 너와의 연락이 끊기지 않도록 나 혼자 바빴다. 그러던 어느 날, 너는 배고프다는 말을 툭 건넸고, 너와 나의 거리가 멀지 않다며 내가 가겠다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처음으로 같이 먹는 식사였다. 그것도 너의 동네에서. 그냥 그것뿐이었다. 너는 나와의 자리가 재미없었는지 카페에 가서도 핸드폰을 계속했고, 훔쳐본 너의 카톡 속에는 나보다 더 예뻐 보이는 여자들의 연락이 읽히지 않은 채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 가장 위에 있는 너를 오빠라고 부르는 후배에게 너는 다정히 답장을 했고, 그제서야 현실로 돌아온 것 같았다. 아, 너는 나와 다른 사람이었지. 많은 사람과 어울리며 모두에게 다정하고 장난을 좋아하는. 너를 좋아하는 사람이 왜 나 하나뿐일 거라 생각했을까. 너는 좋은 사람이니까 인기가 많겠지. 나도 그 중 하나일 거고. 그날 나는 스스로의 좁은 어항을 만들었고 그 안에서 너를 기다렸던 것 같다. 좋아하는 마음을 접는 건 쉽지 않으니까. 차라리 어항에서 너를 바라만 보는 게 더 쉬우니까. -- 그날의 일기_보여주고 싶었던 나의 일기장 *그날의 일기 남기는 곳 https://bit.ly/kakao20birds
情報
- 番組
- 配信日2021年9月27日 20:00 UTC
- 長さ6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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