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래 편집장의 '아침마다 지혜'

[아침마다 지혜 #075] 영국 로터스 자동차의 미국 이전 결정

- 우리가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최근 영국의 전통적인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Lotus)’가 영국 생산을 중단하고 미국으로 전면 이전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소식은 단순히 자동차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 경제의 흐름과 우리의 삶에도 깊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시니어 세대인 우리가 이번 뉴스를 통해 생각해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를 세 가지로 정리해봅니다.

1. 전통과 자존심의 후퇴… 글로벌 자본의 힘

로터스는 1948년 영국에서 시작된 전설적인 스포츠카 브랜드입니다. 경량 차체와 뛰어난 핸들링으로 자동차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제임스 본드 영화에 등장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2017년, 중국의 지리자동차(Geely)가 로터스를 인수한 이후, 결국 생산 거점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옮겨지게 된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브랜드가 이전된 사건이 아니라, 전통 산업의 자존심이 글로벌 자본 앞에서 무너진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국가 브랜드”라는 개념이 점점 희미해지고, 그 자리를 자본과 효율이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시니어 세대가 젊은 시절 자부심으로 여겼던 ‘국산 브랜드’, ‘국산 기술’의 가치도 언젠가는 같은 경로를 걷게 될 수 있습니다.

2. ‘현지화’는 시대의 흐름… 기회가 될 수도

로터스가 생산지를 미국으로 옮기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관세 장벽’입니다. 미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산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이를 회피하려면 현지 생산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현지화(localisation)’는 단순한 마케팅 전략을 넘어서 기업 생존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이런 흐름에 따라 인도네시아, 베트남, 멕시코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자리를 잃은 지역사회에는 큰 충격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경험해온 ‘공장 → 해외이전 → 지역소멸’의 흐름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시니어 세대는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해외 진출을 도우는 자문, 현지와 본사 간 조율 역할, 중소기업 멘토링 등으로 제2의 인생에서 기회를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3. 산업 변화는 곧 지역의 운명을 바꾼다

로터스가 철수할 예정인 영국 헤델(Hethel)은 오랫동안 이 브랜드의 본거지로서 지역 경제를 지탱해왔습니다. 생산직, 물류, 유통, 서비스업 등 연관된 생태계가 존재했지만, 생산이 중단되면 이 모든 기반이 흔들리게 됩니다.

이는 비단 영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내에도 과거 한 지역의 산업이 무너지면서 도시 전체가 위축된 사례가 많습니다. 군산의 조선소, 창원의 기계산업, 구미의 전자산업 등이 그 예입니다. 앞으로는 특정 산업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가능성을 함께 준비해야 지역도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시니어의 눈으로 보는 ‘변화의 가치’

로터스의 미국 이전은 시대의 변화와 산업의 흐름을 상징하는 사건입니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 옮겨가지만, 그 과정에서 생기는 사회적 공백은 결국 ‘사람’이 메워야 합니다. 바로 우리가 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시니어 세대는 과거 산업화 시대를 경험하며 수많은 변화에 적응해왔습니다. 이제는 변화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 세대에 조언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진 존재로서 그 가치를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산업이 떠난 자리에 우리가 지식과 경험으로 남는다면, 그 변화는 결코 상실이 아닌, 진화가 될 것입니다.

출처: 캐어유 뉴스 https://www.careyounews.org/news/articleView.html?idxno=4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