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래 편집장의 '아침마다 지혜'

김형래

인생의 굴곡을 겪으며 깨달은 교훈, 나이 들어 알게 된 진실,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마음의 힘까지—짧지만 깊이 있는 메시지로 하루의 방향을 잡아드립니다. 시니어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울림이 있는 아침 인사. 커피 한 잔과 함께 듣는 ‘아침마다 지혜’로 오늘도 마음을 단단히, 부드럽게 채워보세요. 37년간의 1막을 이겨내고 인터넷 신문사 편집장으로 2막을 펼쳐가고 있는 김형래 편집장이 매일 아침을 열어드립니다.

  1. HACE 1 DÍA

    [아침마다 지혜 #108] 윤리적 소비, 명품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 노동 착취 생산품 피하기 명품을 입는다는 것은 단순히 스타일이나 품질을 넘어서, 하나의 ‘가치 소비’라고 여겨져 왔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장인의 손길로 만들어졌다는 믿음, 고급 소재와 희소성으로 상징되는 자부심,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임 있는 생산’이라는 브랜드의 메시지는 많은 시니어 소비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곤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들려오는 소식들은 이런 믿음을 뿌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로 피아나(Loro Piana)’가 하청업체의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우리가 명품이라 믿어온 것들이 얼마나 복잡하고 불투명한 공급망에 기대어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2013년 방글라데시의 라나 플라자 붕괴 사건 이후, 글로벌 의류 산업의 노동 현실은 이미 심각하게 조명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명품 시장의 성장과 함께, 이탈리아와 같은 전통적인 패션 중심국조차도 윤리적 생산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많은 시니어들이 “이탈리아에서 만들었으니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 왔지만, 그 믿음이 깨지고 있는 것입니다. 명품 브랜드, 왜 하청을 주는가? 명품 브랜드도 결국은 기업입니다.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이익률을 유지하려면 생산비용을 낮춰야 하는 압박에 시달립니다. 브랜드는 직접 공장을 운영하기보다 하청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합니다. 문제는 그 하청업체가 다시 하청을 주는 다단계 구조가 일반화되어 있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공장이라 해도, 비정규직 노동자, 이민자, 임금 체불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버버리, 프라다, 루이비통 같은 브랜드도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특히 로로 피아나와 같은 브랜드는 그간 고품질 캐시미어로 신뢰를 쌓아왔기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신감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시니어 소비자가 조심해야 할 점 시니어 세대는 특히 ‘정직한 수고의 대가’에 대해 민감한 세대입니다. 우리가 자녀를 키우고, 회사를 일구고, 지역사회를 지켜낸 그 모든 시간은 결국 ‘노동의 가치’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세대에게 노동 착취로 만들어진 명품은 더 이상 명품이 아닙니다. 그저 포장만 고급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고를 수 있을까요? 첫째, 단순히 ‘Made in Italy’, ‘Made in France’라는 문구만 보고 판단하지 마십시오. 이는 더 이상 윤리적 생산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둘째, 비영리단체인 'Transparentem'이나 'KnowTheChain' 등의 보고서를 참고해보세요. 이들은 공급망의 투명성과 윤리성을 평가하며, 각 브랜드의 실태를 정기적으로 공개합니다. 셋째, 작은 브랜드에 주목해 보십시오. 공정 무역 인증도 받은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만 우선해서 구입할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가치를 찾는 소비입니다. 옷이 아닌 가치를 입는다는 것 이제는 ‘명품’이라는 이름만으로 소비를 정당화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누가 만든지도 모르는 고가의 옷을 입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명품이란, 그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이 투명한지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여야 합니다. 시니어 세대는 소비의 마지막이자 가장 강력한 축입니다. 지금 우리가 윤리적 소비를 선택한다면, 다음 세대는 더 나은 생산 환경에서, 더 자랑스러운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삶을 정직하게 살아온 것처럼, 소비도 정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옷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철학과 가치를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명품의 조건이며, 시니어의 삶에 어울리는 멋이자 존엄입니다.

    6 min
  2. HACE 1 DÍA

    [아침마다 지혜 #097] "내 몸이 보내는 신호, 근육통은 단순한 노화가 아닙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근육이 줄고,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근육통이나 몸살, 야간 경련 같은 증상을 단순한 노화로만 넘기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고령자의 60%가 지속적인 근육통을 호소한다는 통계는, 우리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함을 말해줍니다. ❖ 통증을 무시하지 마세요 많은 분들이 "잠시 쉬면 낫겠지"라며 통증을 참습니다. 하지만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염좌를 넘어선 의학적 원인을 의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섬유근통(fibromyalgia)**은 신경계의 이상으로 인해 만성 통증을 유발하며, 고령 여성에게 특히 많이 발생합니다. 또, **PMR(근육통성 류마티스)**는 어깨와 목 주변에 아침마다 뻣뻣함을 유발하며, 스테로이드 치료로 쉽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 감염 후 근육통, 코로나나 독감 후 주의 감기, 독감,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을 앓은 후에도 근육통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필요 시 의사와 상의하여 항바이러스제나 진통제 복용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 야간 다리 경련, 단순한 증상 아냐 다리 경련으로 잠에서 깨신 적 있으신가요? 고령자의 3명 중 1명은 야간 근육 경련을 경험합니다. 이는 탈수, 전해질 부족, 근육 피로 등이 원인일 수 있으며, 따뜻한 물로 족욕, 스트레칭, 마그네슘 보충제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주 반복된다면 기저 질환을 확인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 스타틴 복용 중이라면 통증 확인 필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인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다면, 근육통이 부작용일 수 있습니다. 통증이 운동 중 심해지거나, 전신의 뻣뻣함, 피로감 등이 함께 나타날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약 변경 또는 대체를 고려해야 합니다. 시니어를 위한 통증 관리 TIP ❏ 움직이세요: 통증이 있다고 가만히 누워 있지 마세요. 짧은 산책, 가벼운 스트레칭은 회복을 돕습니다. ❏ 온찜질과 마사지: 혈류를 늘리고 회복을 촉진합니다. ❏ 충분한 수분 섭취: 탈수는 통증을 악화시킵니다. ❏ 약물 확인: 복용 중인 약이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약물 정보를 다시 검토해보세요. ❏ 전문의 상담: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에 지장을 준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근육통은 나이 탓만이 아닙니다. 우리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일 때, 건강한 노년의 삶을 지킬 수 있습니다. 통증은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건강의 경고음입니다. 몸의 이야기에 더 자주, 더 진지하게 귀 기울여 주세요. 출처: 캐어유 뉴스https://www.careyounews.org/news/articleView.html?idxno=4664

    6 min
  3. HACE 2 DÍAS

    [아침마다 지혜 #096] 더운 여름, 민물 수영 시 조심해야 할 ‘보이지 않는 위험’

    기온이 오를수록 많은 분들이 자연을 찾아 떠납니다. 가까운 계곡, 호수, 강에서 수영하며 더위를 식히는 것은 여름철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자연 속에서 즐기는 물놀이는 예상치 못한 위험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높고 수온이 따뜻해진 시기에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라는 이름의 생물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아메바는 따뜻한 민물에 서식하는 미생물로, 일반적으로는 해를 끼치지 않지만 코를 통해 인체에 들어오면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뇌를 먹는 아메바'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며, 감염될 경우 '원발성 아메바성 수막뇌염(PAM)'이라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질환을 유발합니다. 다행히 이 감염은 극히 드뭅니다. 미국의 경우 연간 10건도 채 되지 않으며, 지난 60여 년간 단 4명의 완치자만 있을 정도로 희귀합니다. 그러나 일단 감염되면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치명적일 수 있기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시니어 여러분은 이와 같은 위험으로부터 어떻게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요? 다음과 같은 간단한 실천으로 안전한 여름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첫째, 민물 수영 시에는 물이 코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머리를 물 위로 유지하거나, 코마개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수상스키, 래프팅, 다이빙과 같이 얼굴에 물이 튈 수 있는 활동은 감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둘째, 바닥을 휘젓지 마십시오. 아메바는 민물의 흙이나 침전물 속에 서식하기 때문에, 얕은 물에서 발로 바닥을 파헤치거나 뛰어다니는 행동은 아메바가 물로 퍼지는 것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셋째, 수영장이나 물놀이 시설이 적절히 소독되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수영장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진 않습니다. 소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수영장, 아이들용 풀장, 미끄럼틀, 물놀이 장난감 등에서도 아메바가 발견된 바 있습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물통이나 간이 욕조도 물을 사용한 후엔 반드시 비우고 청소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넷째, 비강세척기 사용 시 반드시 멸균수 또는 끓인 물을 사용하십시오. 수돗물은 멸균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절대로 코세척에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증류수, 멸균수, 또는 끓인 후 식힌 물만을 사용해야 안전합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아메바 감염의 가능성은 점점 더 다양한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남부 지역에서 주로 보고되던 사례가 점차 북쪽으로도 확산되는 추세이며,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여름철 더위가 길어질수록 아메바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는 만큼, 작은 경각심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만약 수영 후 두통, 발열,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에게 민물 수영 사실을 꼭 알리시기 바랍니다. 시니어 여러분, 여름철 자연에서의 활동은 분명 건강에 좋고 활력을 주는 좋은 습관입니다. 그러나 자연은 동시에 경계해야 할 위험도 함께 존재합니다. 올여름, 즐거운 물놀이와 함께 현명한 예방으로 안전까지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출처: 캐어유 뉴스 https://www.careyounews.org/news/articleView.html?idxno=4656

    7 min
  4. HACE 3 DÍAS

    [아침마다 지혜 #095] 반 컵의 콩, 매일 건강을 쌓는 습관

    건강을 챙기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특히 중장년 이후에는 더욱 절실해집니다. 질병 예방, 체중 관리, 혈당 조절, 그리고 장 건강까지—몸의 이곳저곳에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복잡한 건강 관리의 해답이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콩’입니다. 이름도 평범하고 가격도 저렴한 이 식품이 사실상 ‘슈퍼푸드’라는 점은 많은 분들께는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건강 기사는 콩류가 얼마나 과학적으로 인정받는 건강식품인지 다시금 조명했습니다. 콩은 왜 ‘슈퍼푸드’인가요? 콩류(beans, lentils, peas)는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으로,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농무부(USDA) 등의 공공기관도 섭취를 강력히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50세 이상 시니어에게는 체내 염증을 줄이고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며, 장내 환경을 개선해 면역력을 높이는 데 유리합니다. 이런 콩을 하루에 딱 반 컵(약 100g 정도)씩만 먹어도, 건강 지표가 놀랄 만큼 좋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반 컵의 삶은 렌틸콩을 섭취한 실험 참가자들은 체중이 줄고, 혈압과 혈당 수치가 낮아졌으며, 염증 수치도 개선되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싸고 간편하다’ 콩은 우리 장바구니 물가를 생각할 때 무척 고마운 식재료입니다. 최근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콩 1파운드(약 450g)는 평균 $1.70, 우리 돈으로 약 2,340원 정도입니다. 이는 닭가슴살(약 6,000원), 계란 한 판(6,300원), 갈은 소고기(5,800원)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또한 보관도 쉽고, 조리법도 간단합니다. 압력솥에 한 번 삶아 두면 냉장 보관 후 여러 요리에 활용할 수 있고, 요즘은 통조림으로도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어 더욱 접근성이 높아졌습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콩은 동물성 단백질보다 훨씬 적은 물과 토지,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기후 위기를 걱정하는 요즘, 콩을 먹는 것만으로도 지구를 위한 실천이 될 수 있는 셈입니다. 일상 속 콩 활용법 그렇다면 실생활에서 콩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아침식사: 검은콩과 치즈를 곁들인 통밀 토르티야 또는 부리토점심 샌드위치: 병아리콩 으깬 것을 마요네즈 대신 활용저녁 찌개/국: 렌틸콩을 반죽처럼 으깨 국물에 넣으면 걸쭉하고 포만감 있는 한 끼가 됩니다파스타: 병아리콩 통조림을 살짝 섞으면 식감과 단백질이 모두 살아납니다고기 요리: 다진 고기에 삶은 렌틸콩을 반반 섞어 더 건강하고 저렴하게 특히 자녀나 손주들과 함께 지내는 분들께는 “고기 대신 콩을 썼다는 걸 아무도 모르게” 활용할 수 있는 팁이 됩니다. 고기만큼 고소하고 든든한 맛을 내는 콩요리는 생각보다 무궁무진합니다. 처음부터 많이 말고, 천천히 시작하세요 단, 장 건강이 예민한 분들이나 위장 기능이 약하신 분들은 처음부터 너무 많은 양을 드시기보다는 하루 한 숟갈씩,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장내 미생물 군집이 섬유질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워싱턴대학교의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조금씩 늘리고, 천천히 늘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늘부터 실천해 보세요 하루 반 컵의 콩. 너무 적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작고 투박한 식재료는 시니어의 건강과 지갑, 그리고 환경까지 모두를 위한 작은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냉장고에 삶아 둔 콩 한 그릇. 혹은 통조림 콩 한 캔. 그것이 매일의 건강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 식탁에, 콩을 한번 올려보시면 어떨까요? 출처: 캐어유 뉴스 https://www.careyounews.org/news/articleView.html?idxno=4654

    5 min
  5. HACE 4 DÍAS

    [아침마다 지혜 #094] 가족 모임'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

    -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매년 여름이면 전국 곳곳에서 ‘가족 모임’이 열리곤 했습니다. 외딴 산속에서, 고향 마을에서, 혹은 한 명의 집에서 몇 대가 모여 밤새 웃고 떠들던 풍경은 많은 분들께도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 당연하던 전통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워커(Walker) 가족은 50년 넘게 매년 7월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캠핑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텐트에서 자고 모닥불을 피우고, 아침에는 팬케이크, 저녁에는 마시멜로를 구워 먹는 그들의 전통은 단순한 모임을 넘어 ‘가족이 누구인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해주었습니다. 그 전통을 시작한 진저 워커 릴리 씨는 이제 70대입니다. 그녀는 "우리는 지금 이 전통을 다음 세대로 넘기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일과 육아에 바쁘고, 거리도 멀며, 모임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체력과 여유가 점점 줄고 있습니다. 그 결과, 점점 더 많은 가족이 “가족 모임은 좋은 일이지만, 실행하기는 어렵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젊은 세대는 전국 곳곳 혹은 해외에서 일하거나 살고 있고, 부모 세대는 건강과 이동 문제로 장거리 이동이 쉽지 않습니다. 예전처럼 명절이면 자연스럽게 다 같이 모였던 시절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되어갑니다. 하지만 이럴수록 가족 모임은 더욱 ‘필요한’ 일이 됩니다. 복잡한 세상,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연결 고리는 바로 ‘가족’입니다. 사람들은 어릴 적 모닥불 앞에서 마시멜로를 구워 먹던 기억, 할머니의 된장찌개 냄새, 삼촌의 웃음소리를 떠올리며 삶의 기준과 뿌리를 확인합니다. 전통을 이어간다는 것은 단지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가족이 어떤 가치를 지키며 살아왔는지, 그것을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넘겨줄지를 고민하는 일입니다. 요즘은 꼭 한 장소에 모이지 않아도 됩니다. 비디오 통화로 요리를 함께 만들거나, 가족 사진을 모아 온라인 앨범으로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가족은 손자의 생일 파티를 열며 인도계와 미국 문화를 함께 녹여낸 장식을 준비했습니다. 또 다른 가족은 고인이 된 어머니의 레시피를 따라 요리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디지털로 기록합니다. 형태는 달라졌지만 전통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시니어 세대는 가족 역사와 기억의 보관자입니다. 우리가 경험한 이야기, 배운 지혜, 조리법, 손맛, 목소리—이 모든 것이 후손에게는 큰 자산이 됩니다. 그것을 직접 보여주고, 들려주고, 함께 나누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물론, 예전처럼 큰 잔치를 준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 끼 식사를 함께 하거나, 전화로 안부를 묻거나, 손글씨 편지를 써보는 작은 행동이 우리 가족의 유산을 잇는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을 만큼만” 전통을 이어가는 것, 그것이 지금의 방식이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제 우리는 ‘전통을 지키는 사람’에서 ‘전통을 넘기는 사람’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입니다. 가족 모임의 방식은 바뀌어도, 그 안에 담긴 사랑과 의미는 사라져선 안 될 소중한 가치입니다. “우리는 불꽃을 다음 세대에게 건네주고 있습니다.” 이 말처럼, 우리도 각자의 방식으로 그 불꽃을 지켜가면 어떨까요? 출처: 캐어유 뉴스https://www.careyounews.org/news/articleView.html?idxno=4616

    8 min
  6. HACE 5 DÍAS

    [아침마다 지혜 #093] 디지털 동반자,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을까?

    몇몇 독자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가끔 외로움을 느낍니다. 아이들이 독립하고, 배우자와의 관계도 예전 같지 않을 때면, 문득 “나 혼자구나” 하는 감정이 스며들곤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기술이 그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다고 합니다. 말도 잘하고, 내 감정을 읽는 듯한 인공지능(A.I.) 동반자 말이지요.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에 실린 한 기사는 이러한 A.I. 동반자들이 실제로는 외로움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고립의 악순환을 부추긴다고 경고합니다. 기술 기업들이 우리의 감정, 특히 외로움을 상품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술이 만든 새로운 '친구' 메타(Meta)의 마크 저커버그나 오픈AI의 샘 알트먼은 A.I. 동반자들이 우정의 공백을 채워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Replika 같은 챗봇은 사용자의 말에 반응하며 “진짜 사람보다 나를 더 잘 이해해준다”고 광고합니다. “친구는 떠나도 A.I.는 당신 곁에 남는다”는 말이 얼마나 매혹적인지요. 마치 나만을 위한 누군가가 늘 곁에 있어준다는 생각은 위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이런 기술적 위안이 진정한 인간관계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우리가 더 고립되고, 더 상업적인 소비 대상이 되어가는 걸까요? 인간의 상처를 '상품'으로 바꾸는 빅테크 외로움은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감정입니다. 하지만 빅테크는 이를 '치료가 필요한 병'처럼 규정하고, 그 해결책으로 A.I. 제품을 제안합니다. 연결(connection)이 외로움의 해답이라며, 사용자 맞춤형 A.I. 동반자를 판매하는 것이지요. 문제는 이 연결이 진짜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인간관계란 상호 작용과 불완전함, 때로는 갈등을 포함합니다. 하지만 A.I.는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만 반응합니다. 거절도, 사과도, 오해도 없습니다. 이는 마치 거울 속 자신의 모습만 바라보는 셈이지요. 이러한 환상은 결국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진짜 타인과의 관계 형성을 어렵게 만듭니다. 외로운 소비자들은 더 많은 위안을 A.I.에서 찾고, 기업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더 많은 상품을 팔게 됩니다. 시니어 세대,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시니어 세대는 기술에 소외되기 쉬운 세대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외로움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자녀의 독립, 퇴직 후의 공백, 친구와의 이별 등 삶의 많은 변화는 고립감을 불러올 수 있지요. 이때 A.I. 동반자는 쉬운 위안을 제공합니다. 클릭 한 번이면 나의 말에 공감해주는 ‘친구’가 생깁니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해결책일 뿐, 진정한 관계 회복을 위한 해법은 아닙니다. 진짜 위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에서 나옵니다. 다소 불편하고, 때로는 실망스럽더라도, 살아 있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와 정서적 교류는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가게 하는 본질입니다. 기술은 수단일 뿐, 목적이 되어선 안 됩니다 기술은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입니다. A.I. 동반자도 적절히 활용하면 외로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벗이 되어주는 서비스가 심리적으로 위로가 될 수도 있지요. 그러나 기술은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입니다. 기술이 인간관계의 대체재가 되어버릴 때, 우리는 점점 더 외로워질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는 우리가 원하는 말을 해줄지 몰라도, 우리가 진짜 들어야 할 말은 해주지 않습니다. 마무리하며 외로움은 감춰야 할 감정이 아니라, 함께 마주하고 풀어나가야 할 감정입니다. 기술이 줄 수 있는 위안을 인정하되, 진짜 치유는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이번 주말엔 연락이 뜸했던 친구에게 안부 전화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외로움을 이겨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누군가와 진심으로 연결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출처: 캐어유 뉴스 https://www.careyounews.org/news/articleView.html?idxno=4593

    6 min
  7. HACE 6 DÍAS

    [아침마다 지혜 #092] 쿨한 사람의 조건

    - 나이에 상관없이 매력적인 태도란 무엇일까? "저 사람, 참 쿨하다." 우리는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 그런데 '쿨하다'는 게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요? 또, 그것은 나이나 세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야 하는 개념일까요? 최근 국제심리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에 발표된 한 흥미로운 연구는 이 질문에 대해 꽤 명확한 답을 제시합니다. 미국, 일본, 멕시코, 인도 등 12개국에서 약 6,000명을 대상으로 ‘쿨함’의 기준을 조사한 결과,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인식되는 쿨한 사람의 특성 6가지를 밝혀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외향성, 쾌락주의, 권위감, 모험성, 개방성, 자율성입니다. 이 특성들은 단순히 성격 유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중장년층과 시니어에게 이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우리가 흔히 "나이 들면 유연성이 줄고, 도전은 부담스럽다"고 말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자율적이고 모험적인 태도야말로 사람을 쿨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 매력적인 사람의 본질은 태도에 있다는 이야기지요. 이 연구는 흥미로운 대조도 보여줍니다. ‘쿨한 사람’과 ‘좋은 사람’은 서로 다르게 인식됩니다. 쿨한 사람은 사회적 규범에 순응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도전과 모험을 즐깁니다. 반면, ‘좋은 사람’은 따뜻하고 양심적이며, 질서를 중시하고 조화로운 성향을 보입니다. 여기서 시니어 독자 여러분이 주목할 점은, 우리가 살아오며 길러온 성실성과 책임감이 사회적으로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는 데 큰 자산이라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이 들어도 사람들에게 ‘쿨하다’는 인상을 주는 이들은 어떤 공통점을 가질까요? 그것은 자신의 삶에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율적이며,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그런 이들이 바로 현대 사회에서 ‘쿨한 시니어’로 인식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70대 어르신이 스마트폰으로 SNS를 즐기고, 자전거 여행을 다니며, 자기 의견을 당당히 표현한다면, 사람들은 그분을 "멋지다", "젊은 감각이 있다"고 느낄 것입니다.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방식대로 세상과 연결되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다만, 쿨함을 너무 과하게 추구하면 부작용도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쿨함을 ‘무모함’과 혼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연구에서는 청소년기에 지나치게 쿨해 보이려 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약물, 알코올, 대인관계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즉, 자기만의 중심 없이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에만 집중할 때, 쿨함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뜻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이 남습니다. 나이 들수록 쿨함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그 답은 아마도, 따뜻함과 주체성의 균형일 것입니다. 상대방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가치관을 고수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삶을 유쾌하게 즐길 줄 아는 태도—그것이야말로 중장년층에게 어울리는 '진짜 쿨함'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기억할 만한 문장이 있습니다. “가장 쿨하지 않은 사람도,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는 친구 한 명만 있다면 충분히 쿨하다.” 이 말은 단순히 ‘인기’가 아닌, 깊이 있는 관계와 자존감이야말로 우리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핵심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줍니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 쿨함은 나이와 상관없습니다.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다면, 이미 당신은 충분히 쿨한 사람입니다. 출처: 캐어유 뉴스 https://www.careyounews.org/news/articleView.html?idxno=4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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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erca de

인생의 굴곡을 겪으며 깨달은 교훈, 나이 들어 알게 된 진실,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마음의 힘까지—짧지만 깊이 있는 메시지로 하루의 방향을 잡아드립니다. 시니어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울림이 있는 아침 인사. 커피 한 잔과 함께 듣는 ‘아침마다 지혜’로 오늘도 마음을 단단히, 부드럽게 채워보세요. 37년간의 1막을 이겨내고 인터넷 신문사 편집장으로 2막을 펼쳐가고 있는 김형래 편집장이 매일 아침을 열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