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답잖은 위로

2회-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우리는 있습니다. 우리가 어딘가에 ‘있을’ 때 우리의 마음은 거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 우리는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가 없는 곳에 마음을 두고 오기도 합니다. 마음이 없을 때의 우리는 가끔씩 속에 없던 말을 내뱉고, 살며 지어본 적 없는 표정을 짓기도 하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다, 라는 관용어처럼 우리가 우리의 밖으로 드러내는 많은 것들은 정말 머리가 아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전부인 것은 마음, 그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마음 때문에, 삶은 예측할 수도 없고, 누군가를 함부로 안다고 이야기할 수도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 역시 스스로를 모른다고 하는 편이 맞지 않을까요? 오늘의 시답잖은 위로, 이제니 시인의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