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전부였으나 어느 틈엔가 내 곁에서 사라져버린 사람들, 그들이 없어도 나는 오늘을 삽니다. 그들이 없으면 안될 것만 같았는데 나는 없이 삽니다. 내 곁을 스쳐갔던 사람들, 그러나 스쳐갔다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너무나도 큰 영향을 주었던 사람들. 없었다 하기에는 분명 존재했던 우리의 시간, 사라졌다고 말해버리기엔 분명 진심으로 가득했던 시간. 어쩌면 우리는 저마다의 주기로 세상을 도는 행성, 제 몸을 태우며 날아가는 혜성. 그래서 영원히 더 가까워질수도 완전히 하나가 될 수도 없는 존재, 스쳐갔고 평생을 그리워하며 사는 존재. 그러나 누구의 잘못도 아닐겁니다. 그것이 우주의 법칙이니까요. 괜찮아요. 당신 잘못 아니에요. 팽창하는 우주. 우리는 오늘 또 한뼘 서로에게서 멀어져갑니다. 조금씩 멀어져 가는 우리는 어쩌면 영영 다시느 닿지 못할지도 모르죠. 그러나 기억합니다, 당신을 만났던 그 날들을, 스쳐간 우리의 시간이 얼마나 귀중했는지를. 이 넓은 우주에서, 멀어져가는 별들 사이에서 스치듯 당신을 만나 나는 정말 행복했노라고. 오늘의 시답잖은 위로, 심보선 시인의 <슬픔이 없는 십오초>입니다.
Información
- Programa
- Publicado22 de agosto de 2016, 12:23 p.m. UTC
- Duración58 min
- Clasificación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