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마녀력 만랩의 우크라 ‘바바야가 드론’, 게임체인저 되나? (진행자) 또 한 가지 주목해 할 점은 우크라이나군이 북한제 자주포를 파괴하는데 사용한 무기가 바로 드론이라는 것입니다. 일명 FPV 드론이라고 해서 근거리에서 전술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드론이 북한제 자주포를 파괴한 것인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이일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포병무기는 지상군이 근거리에서 총을 쏘며 싸우는 최전선에서 수십 킬로미터 후방에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보통 10~20km, 혹은 그보다 더 먼 거리의 후방에 배치되는데, 이 때문에 포병 간의 대화력전, 즉 포병이 적 포병을 잡는 전투는 해당 무기체계의 최대사거리 인근에서 벌어집니다. 대화력전을 수행할 때 가장 효과적인 전력은 공중에 떠 있는 전투기지만,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전투기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대화력전은 대구경 장사정포나 방사포에 의존해 왔습니다. 드론이 전장에서 매우 큰 위력을 발휘하고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소형 FPV 드론은 30분 정도 비행하고, 컨트롤러와 전파 통달거리도 10km 안쪽이기 때문에 드론 운용병이 위험을 감수하고 최전선까지 전진하지 않는 이상 적 포병을 잡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우크라이나군은 FPV 드론을 이용해 후방에 있는 러시아군 북한제 장사정포를 파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작전을 수행한 부대는 드론부대로 창설돼 최근 독립연대 규모까지 확대 개편된 제412네메시스 연대입니다. 이 부대는 소형 드론부터 대형 쿼드콥터 드론까지 다양한 유형의 FPV 드론을 운용하는 부대인데, 지난해 10월부터 최대 30km까지 비행할 수 있는 일명 ‘바바 가’ 폭격 드론을 도입해 후방 타격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바야가 드론은 슬라브 민족 설화에 나오는 마녀를 뜻하는데, 이 드론은 최대 시속 80km까지 날 수 있고, 최대 18kg의 각종 폭탄을 달 수 있는데, 우크라이나군은 여기에 박격포탄, 수류탄, 개조한 대전차 지뢰 여러 발을 달아서 폭격하듯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운용합니다. 그동안 이 드론은 최전선에 있는 러시아군 참호나 차량을 공격하는데 주로 사용돼 왔는데, 지난해 말부터 배터리, 송수신장치를 개조해 비행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려 러시아군 후방 지역에서 포와 방공무기를 공격하는데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야간 작전 중 북한제 주체포를 발견한 우크라이나 드론이 박격포탄을 투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주체포는 장갑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아마 박격포탄 1발 피격만으로도 완전히 파괴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공격 성공 사례는 우크라이나가 이제는 야포 대신 비행거리가 늘어난 FPV 드론으로 대화력전을 수행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데, 이러한 드론의 등장으로 이제 러시아 군은 북한제 주체포를 더 뒤로 물려서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습니다. 이는 포병 사격의 명중률 저하로 이어지고, 북한제 포병무기에 대한 불신을 키우게 되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북 ‘부실’ 자주포 떠안은 러의 ‘진퇴양란’ 딜레마 (진행자) 자주포라는 무기는 스스로 달릴 수 있는 대포여서 견인포보다 훨씬 기동성이 뛰어나지 않나요? 북한이 러시아에 공급한 주체포도 북한말로는 자행곡사포, 즉 자주포인데 우크라이나 드론이 날아오기 전에 신속하게 위치를 바꾸면 생존성이 높아지는 것 아닌가요? (이일우) 이 주체포가 러시아군에 공급됐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때, 이 포가 명중률이나 연사 속도, 신뢰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지적을 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이 포는 자행곡사포지만, 자행곡사포라고 부르기 어려운 치명적인 단점이 많습니다. 모든 대포는 쏘기 전에 ‘방열’을 해야합니다. 방열이란 대포를 표적 방향으로 가지런하게 놓는다는 의미인데, 방열 작업은 정차 후 자신의 좌표와 표고, 즉 해수면 기준으로 어느 정도 높이에 있는지 파악하고, 표적 방향으로 대포의 사각과 고각을 정렬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포병 사격 준비 영상을 보면 대포를 땅에 고정시키고, 포신 옆에 있는 레버를 부지런히 돌려서 대포의 각도를 맞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현대 자주포들은 차량 정차 후 버튼만 몇 개 누르면 자동으로 표적 방향으로 포신이 돌아가며 자동으로 방열이 됩니다. 그런데 북한 주체포는 그렇지 못합니다. 이 포는 높은 압력으로 포탄을 발사하기 때문에 발사 반동이 매우 큰데, 이에 반해 차체가 가볍고 서스펜션 성능이 형편없어서 사격전에 반드시 스페이드라는 고정대를 내리고 땅에 단단하게 고정시켜야 합니다. 물론 고정시키려면 삽과 곡괭이로 땅을 파서 스페이드를 내린 뒤 그 위에 흙을 덮고 밟아주어야 합니다. 사격 후에는 다시 이를 접고, 포신을 내려 고정대에 붙여야 하는데, 이런 모든 과정을 거치면 포탄 1발을 쏘는데도 15분이 넘게 걸립니다. 15분이면 한국의 Kh-179 견인포의 방열 속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자주포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는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 북한제 자주포는 펴고 접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기동성이 형편없고, 드론이 날아오는 것을 인지하더라도 이를 피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자주포를 대량으로 가져간 러시아군에게는 이제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어차피 드론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날아올 수 없는 40~50km 이상의 후방까지 가서 절대 명중할 일 없는 눈 먼 포탄을 쏴대는 것이 첫번째 선택지이고 두번째는 최전선까지 와서 사격하다가 드론 공격에 노출되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Hosted on Acast. See acast.com/privacy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