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은 또 하루 멀어져간다고 서른 즈음에를 노래했죠. 서른이 되어보지 못한 나이에도 짐짓 서른은 그러할 거야,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던 날.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흥얼거리던, 서른 아닌 모든 날은 그 쓸쓸하고도 짙은 나이를 동경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 한없이 크고 아름다운 것. 그러나 경계도 없이 경계를 넘나드는 자각만이 있는 서른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척 와 있다고 하지요. 그것이 와버린 후에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할지 무엇을 버리고 무엇과 이별할지 갑자기 처절하게 고뇌하기 시작합니다. 그 이전과 이후가 선명한 경계를 갖고 달라지기라도 한 것처럼 그리고 그 고뇌의 시간은 불현듯 경계를 남기게 된다지요. 그 서른의 흔적들이 세상의 곳곳에 나이테처럼 남아있습니다. 밑둥을 잘라보기 전까지는 누구도 모를 껍데기, 혹은 상처. 우리는 오늘, 그 흔적을 읽고자 합니다. 오늘의 시답지않은 위로, 박연준 시인의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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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May 22, 2017 at 12:28 PM UTC
- Length1h 5m
- RatingCl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