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사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중원도서관

성남시중원도서관 사서들이 읽고 쓰는 추천도서 이야기~ https://snlib.go.kr/jw

  1. 18 NOV

    단백질 혁명

    당신은 단백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단백질 혁명』은 당신이 단백질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단백질이 무엇이며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음식과 제약 속 단백질, 단백질을 활용한 바이오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단백질은 7가지 역할을 하는데 ① 우리 몸의 구조를 형성하는 재료 ② 몸속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의 촉매 ③ 각 기관에 필요한 물질을 나르는 운반자 ④ 외부의 병원체로부터 우리 몸을 지체는 항체 ⑤ 인슐린 등 세포, 조직, 장기 간의 소통을 돕는 메신저 ⑥ 액틴과 미오신의 상호 수축과 이완을 통한 근육의 움직임 ⑦최후의 에너지원이다. 특히 ③~⑥은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이기도 했고 책의 뒷부분에 이런 단백질의 역할을 활용한 신약의 출현사례를 알려줘 꽤 흥미로웠다. 뇌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으로 아미노산 티로신으로부터 생성된 도파민은 최근 많이 소비되는 단어다. 우리에게 성취감, 보상감, 쾌락의 감정을 느끼게 하지만 분비정도가 심해지면 과잉행동, 강박증, 조현병 등의 정신이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도파민의 효과를 악용했던 사례가 일본 다이닛폰제약에서 출시한 신약으로 태평양 전쟁 당시 군인들의 피로를 회복시키고 전쟁물자를 만드는 공장 노동자들의 졸음을 쫓는 약으로 쓰였다. 이후 엄청난 중독 증상과 극심한 금단 현상으로 제조, 유통, 사용이 모두 금지되었고 이 약이 필로폰이다. 또 다른 사례로 독일의 한 제약회사가 진정제 및 수면제로 개발한 탈리도마이드라는 약이 있다. 임신 초기 입덧 완화 효과가 있어 많이 사용되었으나 부작용으로 사지가 없거나 짧은 신생아들이 태어났는데 48개국에서 1만 2,000여명에 이르렀다. ‘악마의 약’으로 불리던 중 계속된 과학자들의 연구로 1998년 한센병 환자의 중증피부병변 치료제로, 2006년 다발성 골수종 및 골수이형성증후군 치료제로 다시 태어났고 최근에는 탈리도마이드가 세레블론이라는 단백질과 결합해 분자 접착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지며 이를 이용한 새로운 신약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신약의 세계는 마치 누가 사용하는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칼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수명 150세를 주장하는 학자가 나오고, 신약개발 외 배양육,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의류산업, 화장품 등 우리 생활 속 많은 부분에 단백질이 활용되고 있다. 건강수명과 미래 우리 삶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단백질에 대한 관심을 높여보면 어떨까

    4 min
  2. 18 NOV

    시한부

    오늘 소개할 책은 백은별 저자의 『시한부』입니다. 이 책은 현재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마주한 가장 어둡고 심각한 현실인 우울과 자살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백은별 작가는 올해 16세로, 『시한부』를 중학교 2학년인 14세에 집필했습니다. 이후 2025년 출간한 두 번째 청소년 소설 『윤슬의 바다』까지 연이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중학생이 쓴 책이 모두 베스트셀러라니, 어떤 내용일지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책 속 주인공 유수아는 단짝 친구 윤서의 자살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큰 충격에 빠집니다. 윤서를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수아는 결국 자신도 윤서가 세상을 떠난 그날을 D-Day로 정하고, 1년 뒤 크리스마스에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1년짜리 시한부 인생'을 선고한 것입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 수아는 스스로 정한 1년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내가 1년짜리 시한부가 되기로 결심한 건, 죽음에 절망하며 비참하게 보내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쩌면 남은 1년이라도 가치 있게 살아보자고, 그 1년이 다 가기 전까지는 절대 먼저 죽지 말자고 정한 나만의 위로 방식이었다.” 수아의 이말은 죽음을 향한 체념이 아니라, 남은 시간을 의미 있게 채우려는 다짐으로 읽힙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붙잡으려는 주인공의 마음을 담담히 전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청소년 전체 사망 원인 중 1위 54%가 고의적 자해(자살)이며, 대한민국에서는 12년째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라는 기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수치는 우리 사회가 마주한 청소년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줍니다. 『시한부』는 청소년 자살이라는 우리 사회의 아픈 현실에 대한 경고이자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통계의 숫자로만 남았던 청소년들의 아픔에 진짜 목소리를 담아내고, 그들의 내면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합니다. 작가의 직설적이면서도 따뜻한 문장을 통해 우리는 청소년들이 겪는 고통의 깊이를 깨닫는 동시에,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버텨내려는 그들의 노력을 마주하게 됩니다. 책은 절망 속에서도 끝내 삶의 이유를 찾아 나서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로, 우리가 함께 생각해야 할 질문을 조용히 남깁니다.

    4 min
  3. 22 OCT

    아는 만큼 보이는 백엔드 개발

    2024 백엔드 개발을 위한 길잡이 / 정우현 외, 길벗, 2024 유튜브 채널 '컴공선배'로 유명한 정우현 님을 비롯한 현직 개발자들이 집필한 "아는 만큼 보이는 백엔드 개발"은 백엔드 개발자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훌륭한 로드맵이자 가이드북입니다. 이 책은 방대한 백엔드 기술의 숲에서 지도 역할을 함으로써 특히 단순히 기술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기술이 왜 필요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과 흐름을 설명해준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베이스를 설명할 때는 단순히 SQL 문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관리가 왜 중요하며 어떤 종류의 데이터베이스들이 있고 각각 어떤 상황에 사용되는지를 알려줍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개별 기술을 단편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전체적인 백엔드 시스템의 구조와 흐름 속에서 기술의 역할을 파악하는 '시스템적 사고'를 기를 수 있습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 백엔드 소개: 웹 개발의 기본적인 구조, 서버의 동작 원리 등 백엔드 개발의 가장 기초적인 개념을 다 룹니다. ❋ 백엔드 로드맵: 본격적으로 백엔드 개발자가 알아야 할 핵심 기술 스택(운영체제, 네트워크, 데이터베 이스, API, 컨테이너 기술 등)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 커리어 가이드: 백엔드 개발자뿐만 아니라 DBA, 데브옵스 엔지니어, PM 등의 직군에 대한 소개와 협 업 방식을 다루며 커리어 확장에 대한 시야를 넓혀줍니다. 무엇부터 공부해야 할지 막막한 분과 백엔드 개발에 자신이 어느 기술의 위치를 파악하고 무엇을 더 학습해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분(백엔드 개발자를 목표로 하는 취업 준비생, 1~3년 차 주니어 개발자, 비전공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쉬운 점은 백엔드의 '넓이'를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각 기술에 대한 '깊이'는 다소 부족할 수 있습니다. 특정 기술의 상세한 사용법이나 심오한 내부 동작 원리까지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본질은 백엔드 개발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 책에서 제시된 키워드를 바탕으로 각자 더 깊이 있는 학습을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활용법일 것입니다. 각 장마다 추천 프로젝트가 제시되어 있어, 이를 스스로 해결하며 학습 깊이를 더해갈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백엔드 개발"은 기술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는 예비 및 주니어 개발자들에게 '아는 만큼 더 넓게, 더 멀리 볼 수 있도록'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입니다. 기술의 숲을 보여주되, 길을 잃지 않도록 친절하게 안내하는 이 책을 통해 성공적인 백엔드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하거나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min
  4. 22 OCT

    다 읽고 탁 덮고 싹 잊는다면?

    다 읽고 탁 덮고 싹 잊는다면? / 김화수, 우리학교, 2025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한 권을 다 읽고 탁 덮은 뒤, 금세 잊어버린다면 그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김화수 작가의 『다 읽고 탁 덮고 싹 잊는다면?』은 이 단순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책을 사랑하지만 너무 빠르게 책을 소비하는 우리에게, 작가는 다정 하면서도 단호하게 되묻는다. “당신은 정말 책을 읽고 있나요?” 저자는 독서는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으로 본다. 책 속 문장을 따라 가다 보면 어느새 그 안에서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기억에 남는 문장은 결국 나를 만든다.” 는 책 전체의 핵심이자, 독서가 삶에 남기는 흔적에 대한 믿음을 담고 있다. 한 줄의 문장이 인생 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 마음 속 깊은 곳의 먼지를 털어내기도 한다. 그렇게 책은 우리를 조금 더 단단하 고 넓은 사람으로 만든다. 작가는 독서를 통해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는 감수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읽는다는 건 다른 이의 삶 을 빌려 나를 돌아보는 일” 이라는 말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다. 책을 덮고 나면, 내가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가 보다 몇 권이 내 안에 남아 있는가를 묻게 된다. 독서는 결국 ‘얼마나 읽었는가’ 보다 ‘어떻 게 읽었는가’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책은 거창한 독서론이 아니다. 오히려 사소한 문장 하나, 작지만 오래 남는 감정 하나를 붙잡는 태도를 이야기한다. 그것이 진짜 독서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읽는 동안 마음을 울렸던 문장들이 떠오르고, 잊었다고 생각했던 감정이 다시 피어오른다. 책을 덮고 나면 이상하게도 또 다른 책을 펼치고 싶어진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읽고 싶다. 빠르 게 넘기지 않고, 한 문장 한 문장을 내 삶속에 새기듯 읽어보고 싶다.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꾸진 않지만, 그 책을 읽는 태도는 인생을 바꾼다.” 라고 한다. 이책은 그런 태도의 변화를 이끄는 조용한 책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진심이 스며 있는 문장들 속에서 우리 는 다시금 독서의 의미를 되새긴다. 그리고 다짐하게 된다. 앞으로는 책을 덮기 전에 잠시 눈을 감고, 내 안 에 남긴 온도를 느껴 보기로, 잊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진짜로 읽기 위해서.

    3 min
  5. 12 AGO

    여기, 좋은 마음만 담기로해

    인테리어, 요리 등 라이프스타일 잡지로 유명한 에서 신입 기자로 시작해 , 잡지의 편집장을 거쳐 디자인하우스 부사장까지 지낸 저자. 오랜 시간 라이프스타일과 디자인 세계를 가까이에서 경험해 온 그녀이기에 ‘그릇’에 매료된 건 너무도 자연스러운 수순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녀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우리 집 그릇 리스트’를 업데이트할 때. 이 책은 그 즐거움에서 출발해, 그릇과 함께하는 일상의 기쁨을 풀어낸다. 저자는 그릇을 ‘음식이 입는 옷’이라고 표현한다. 그릇은 단순한 식기가 아니라 계절, 기분, 추억을 담아내는 매개인 것이다. 봄엔 순백의 그릇에 담긴 파릇한 나물, 여름엔 물기 머금은 유리 접시에 올린 복숭아, 가을엔 토기에 담긴 솥밥과 튀김, 겨울엔 크리스마스 에디션 접시가 제 역할을 다한다. 책 속에서는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다양한 그릇의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저자의 집에서 실제로 쓰이는 백자, 유리, 토기, 질그릇, 그리고 세계 각국의 브랜드 그릇들이 음식과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어 읽는 재미뿐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준다. 또한 각국 대표 그릇 브랜드의 역사와 탄생 비화, 디자인 특징 등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하지만 이 책이 전하려는 진짜 메시지는 그릇 자체보다 더 깊다. 그것은 바로 “무언가를 애정하는 마음이 주는 힘”이다. 저자는 ‘쓸데없어 보이는 일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창의적으로 만든다’며 ‘매일의 반복 속에서도 작은 그릇 하나, 간단한 간식 하나가 하루를 특별하게 바꿔준다’고 말한다. 그릇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반가울 것이고, 그릇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따뜻하고, 느긋하며, 눈과 마음이 즐거워지는 책이다.

    2 min

Calificaciones y reseñas

3.3
d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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