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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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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iety &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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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의 진/실/찾/기
진실의 눈으로 세상을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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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5회 선생님의 두 얼굴 - 금기, 시험 그리고 변화
# 학원가를 휘어잡은 교사 출신 일타강사
불안한 미래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특유의 열정과 온화함으로 다가온 선생님.
1대1 상담을 통해 학생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기댈 수 있는 ‘아빠’가 돼주었던 선생님.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철학적인 소양도 깊었던 최 선생은, 토론모임을 지도하며 니체나 들뢰즈 같은 철학자들의 사유를 설파했다.
최 선생의 가르침을 받은 많은 학생들이 명문대에 진학하기도 했는데, 졸업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멘토링의 시간을 가지면서 토론모임의 명성도 높아졌다고 한다.
그러다 돌연 교직을 떠난 최 선생. 그는 자신의 고향에 젊은 제자들로 강사진을 꾸려 학원을 개원한다.
학생 한 명당 지도 강사를 붙여 상담을 진행하기도 하고, 학생의 사상 체질에 맞는 교육법을 추천해주기도 했다.
독특한 운영 방식과 교육법으로 학부모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학원은 번창했고, 최 선생은 일약 일타강사로 거듭났다고 한다.
# 10년 넘게 스승을 모신 한 제자의 폭로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고, 진짜 상상도 못 할 거거든요,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진짜 아무도...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 김정민(가명) 씨 인터뷰 中 -
지난해 8월, 최 선생의 학원에서 근무하던 강사 김정민(가명) 씨가 최 선생을 고소했다.
정민 씨는 2006년 고등학생일 때 토론모임에서 최 선생을 처음 만났는데, 상담을 통해 친밀해지면서 그를 ‘아빠’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졸업 후에도 최 선생 밑에서 과외 및 학원 강사 일을 하며 10년 넘게 인연을 맺어왔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놀랍게도 최 선생이 운영한 학원에서 강사로 일한 5년 동안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며,
더 놀랍게도 미성년자일 때부터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수차례 강요당했다고 스승을 고소한 것이다.
정민 씨의 주장에 따르면 최 선생은 학생들에게 ‘변화’를 일깨웠는데, 성적(性的)으로 개방돼야 한다는 일종의 ‘시험’을 강조했다고 한다.
정민 씨는 토론모임 활동뿐 아니라 상담을 통해 의지했던 선생님이어서,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낙오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시험에 응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수위가 높아지면서, 원치 않았던 성관계까지 갖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졸업 후 최 선생의 밑에서 과외 및 학원 강사로 활동하며 합숙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최 선생에 의한 성적 관계가 지속되었다고 주장한다.
# 사제 간의 상반된 주장, ‘금지된 시험’의 진실은?
최 선생은 과거 서로 사랑하던 사이일 때 한 번 성관계가 있었을 뿐이라며, 정민 씨의 주장을 반박한다.
반면 정민 씨는 고등학생 때 외에도 최 선생을 포함한 학원 사람들과 합숙을 하던 8년 동안 성적 착취를 당했고,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며 과로 및 폭언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민 씨가 가진 증거는 고등학생 때부터 써왔다는 비밀일기와 최 선생과 나눴던 일부 대화 내역이 전부인 상황.
최 선생과 정민 씨 사이 공방의 진실은 무엇일까? 만약 정민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녀는 왜 고등학교 때 그런 일을 당하고도 이후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최 선생의 곁에 머물렀던 걸까.
“변신이 무섭다... 어렵다... 힘들다...
이전의 내가 없어지는 것 같다... 한참 잘못 왔다.”
- 김정민(가명) 씨 일기 中 -
에서는 교사와 제자 사이 상반된 주장을 주변인과 제보자 취재를 통해 면밀히 검증해 -
1344회 지옥이 된 5년 - 인천 초등학생 사망 미스터리
# 온몸이 멍투성이로 사망한 열세 살 아이
동네에서 부잣집 예쁜 아이로 통했던 초등학교 5학년 우주(가명).
이웃들은 밝고 붙임성 있는 성격에 동생들을 잘 돌보던 우주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 우주가 지난해 11월부터 보이지 않았다.
부모가 우주를 해외로 유학 보낼 거라 학교에 보내지 않고 홈스쿨링을 한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가족들이 외출할 때도 우주의 모습만 보이지 않자 이미 유학을 보냈거니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던 지난 2월 7일, 우주는 뜻밖에도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도착했다.
아이는 외출하지 않은 채 주로 집에 있었던 것인데, 이송된 모습은 너무도 처참했다.
“처음 왔을 때 7살이나 8살밖에 안 된 줄 알았습니다.
그 정도로 좀 왜소하고 말라있는 상태였는데...
온몸에 멍이 들었고, 허벅지엔 날카로운 걸로 찔린 상처가 나 있었고...”
- 장재호 /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
키는 열세 살 평균인 148cm였으나, 몸무게는 평균보다 13kg이나 적은 29.5kg의 저체중이었다.
영양실조에 가까운 상태로 실려 온 아이의 온몸에는 여러 색의 멍이 발견됐고,
허벅지 등에 뾰족한 것으로 찔린 듯한 상처가 수십 군데 나 있었다.
의료진은 아동학대를 의심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아이의 친부 이 씨와 의붓어머니 박 씨가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학대 혐의를 줄곧 부인했는데, 박 씨는 사망 당일 아이가 말을 안 들어 밀쳤을 뿐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친부 이 씨는 아이가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고 집에 도착해 바로 신고했다며, 2주 동안 아이를 제대로 못 봤고 학대사실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게다가 의붓어머니 박 씨는 아이 상처가 스스로 자해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작년 11월부터 홈스쿨링을 한다며 학교에 가지 않았던 우주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유난히 어른스러워 보였던 아이의 그늘
“초등학교 2, 3학년이면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나이잖아요.
근데 그런 녀석이 그 좋은 날씨에 친구들 안 만나고,
항상 혼자 동생 유모차에 태워가지고 살피는 모습이 너무 ‘이상하게’ 예뻐 보여 가지고”
- 동네 주민 -
이웃들은 공통적으로 아이가 어른스러워 보였다고 말했다.
혼자 분리수거를 하고 장을 보거나 배달음식도 직접 가져오는 등 초등학생에게는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의 일이었지만,
별다른 내색 없이 동생들을 돌봤다는 우주.
하지만 언젠가부터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고, 어떤 날은 얼굴에 멍 자국이 발견되기도 했다.
“어? 너 왜 얼굴에 왜 멍 들었어?’ 이랬더니 ‘농구하다 다쳤어요.’ 그러면서
이렇게 벽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거예요. 준비된 대답처럼...”
- 동네 주민-
걱정이 된 주민들이 상처에 관해 물었지만 아이는 숨기듯 회피했고,
작년 11월부터는 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목격한 이웃이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열세 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우주. 아이의 그늘은 어디에서 온 걸까?
# 이별 후 5년간의 기다림과 추적
장례식장에서 만난 우주의 친어머니 미정 씨(가명). 그녀는 남편의 외도와 가정폭력으로 5년 전 이혼했고,
경제력이 없어 아이의 양육권을 남편에게 넘겼다고 했다.
아이를 자유롭게 보여준다는 친부 이 씨의 말을 믿고 이혼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씨는 곧바로 재혼했고, 이후 단 2번 우주를 보여주고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녀는 암에 걸 -
1343회 아이의 마지막 외출 - 최준원양 실종 사건
# 만 4년 10개월, 갑자기 증발한 아이
입술을 오므리며 웃는 모습이 너무나 예뻤고, 밥 욕심이 없어 애를 태웠지만 5살에 한글을 뗄 정도로 공부 욕심이 남달랐던 아이.
최준원 양은 6살에 부모를 졸라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 입학해 특유의 영특함을 뽐냈다고 한다.
그런데 유치원에 입학한 지 1달 남짓 된 2000년 4월 4일 12시 반경,
유치원을 다녀온 준원 양이 중화요리점을 하는 친구네 집에 놀러간다며 집을 나섰다.
평소 친구네 집에서 놀다가도 해가 지기 전에는 돌아왔던 준원 양.
막 100일이 지난 막내딸을 돌보느라 분주했던 어머니는 6시가 넘도록 준원이가 돌아오지 않자 큰딸을 중화요리점으로 보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준원이가 오후 3시 반경 이미 가게를 떠났다는 것이다.
“얘가 어디 간 거야 그러면서 놀이터부터 뛰어 갔어요….
그때는 정신을 반쯤 잃었던 것 같아요. 놀이터 봤는데, 없어서….”
- 최준원 양 어머니
# 그날의 목격자들과 엇갈린 증언
다행히 그날 최준원 양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후 4시 반경, 70대 경비원이 준원이네 가족이 살던 망우동 소재 염광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준원 양을 목격했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임문규 씨도 준원 양이 또래로 보이는 2명의 친구와 놀이터에서 흙장난하고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 후 준원 양이 해가 질 무렵까지 놀이터에 혼자 남아 있기에 문규 씨가 집에 안 들어가느냐고 묻자,
준원 양은 “언니를 보러 학교에 간다”고 떠났다고 한다.
당시 언니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준원 양이 놀던 놀이터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으로 걸어서 5분 정도의 거리였는데,
그 길은 준원 양이 평소 유치원에 오가던 길이었다.
익숙한 그 길 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준원 양에게 그날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
그런데 그날 놀이터 부근 다른 길에서 준원 양을 봤다는 또 다른 목격담들이 있었다.
당시 같은 아파트에 거주했던 이웃 홍 씨는 놀이터 옆 샛길에서 의문의 남성을 따라가는 준원 양을 목격했다고 했고,
놀이터 주변 장미아파트 부근에서 한 할머니가 준원 양으로 추정되는 아이를 납치하듯 데려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한 초등학교 2학년생은 유치원 통학로에서 고개를 숙인 채 걸어가는 준원 양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는데,
이곳은 당시 우범지대인 돼지촌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돼지 막사와 판자촌이 난립해 있고, 범죄자들이 숨어 살았다던 돼지촌.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목격됐다는 최준원 양 중 진짜는 존재할까?
# 최후의 목격자와 마지막 나침반
아버지 최용진 씨는 아직도 23년 전 준원이와 함께 살았던 아파트에 살고 있다.
준원이가 자주 놀던 놀이터는 공터가 되었고 자주 가던 가게들도 사라지거나 변모했지만,
아버지는 지금이라도 준원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곧 재건축으로 아파트가 철거될 처지여서,
준원이의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있을 이곳이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 용기를 내보고 싶었다고 한다.
제보를 쫓아 전국을 발로 뛰며 목격자들의 증언을 빼곡히 기록한 일지를 통해 준원이의 마지막 동선을 다시 추리해보기로 했다.
제작진은 현재 스물아홉이 됐을 준원 양의 얼굴을 최신 AI기법으로 재현하는 한편,
경찰 수사에서 간과되었던 목격자 아이들을 수소문했다.
그리고 취재 20여일 만에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는 -
1342회 붕괴된 경고 - 튀르키예 대지진의 비밀
# 형제의 나라, 그 비극의 땅으로
전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끝난 지 불과 두 달 지난 2023년 2월 6일,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지역에서 천지를 뒤흔든 굉음과 함께 지진이 발생했다.
새벽에 발생한 지진에 주민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건물이 무너져 내렸고,
아홉 시간 뒤 카라만마라슈에서 두 번째 강진이 발생하면서 도시는 폐허가 되었다.
이후 7,000여 차례 이어진 여진으로 3월1일 현재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만 약 45,000여 명.
구조되지 못한 채 잔해에 묻혀있거나 실종된 사람들을 감안하면 희생자들은 훨씬 증가할 전망이다.
그저 어쩔 수 없는 천재(天災)였던 걸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기적과 비극이 공존한 현장을 취재하고,
참사의 원인을 찾기 위해 튀르키예로 향했다.
우리가 10분만 더 거기 남아있었더라면 죽었을 거예요.
건물 안의 모든 사람들이 죽었어요.
전부 다 잃었어요. 시체라도 찾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안타키아 구조현장 시민 인터뷰 中 -
지진 발생 열흘 후 튀르키예에 도착한 제작진 앞에 펼쳐진 광경은 탄식이 뒤섞인 아수라장이었다.
지진 발생 후 294시간이 경과한 생존자 구조의 골든타임을 훌쩍 넘긴 2월 18일,
제작진은 잔해 더미에 묻힌 생존자들을 극적으로 구조한 현장을 단독 촬영하기도 했다.
삶의 터전을 잃고 연인과 가족도 떠나보낸 생존자들이 증언한 당시 상황은 처참했다.
국제 구호대가 오기 전까지 튀르키예 구조대나 군 병력은 제때 오지 않았고,
구조장비 진입도 늦어져 도움을 기다리다 숨진 이들이 더 많다고 했다.
게다가 집을 잃고 거리로 나온 주민들에 대한 지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폭로했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참사 발생 이틀 후 "6만 명의 검증된 인원이 인명 구호나 구조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비방과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진실은 과연 뭘까?
# 예고된 재앙, 에르진은 왜 무너지지 않았나?
제작진은 가지안테프 지역 취재 중 의문의 쌍둥이 건물을 목격했다.
나란히 붙어 있는 두 동의 건물 중 한 동은 별다른 피해 없이 멀쩡했지만,
다른 한 동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같은 건축법 규정이 있고, 설계도도 동일한데 어떤 차이가 있었던 걸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제작진은 기적의 도시라 불리는 에르진을 방문했다.
지진 피해가 컸던 다른 지역에서는 불과 몇 개월 전 신축된 건물도 무너진 반면,
에르진에서는 오래된 건물도 금이 가는 정도의 손상만 있었고 인명피해도 없다고 했다.
에르진이 지진을 버틸 수 있었던 비밀은 무엇일까?
취재 중 만난 에르진의 건축업자는 예상외의 간단한 답변을 들려주었다.
단지 규정대로, 원칙대로 건물을 지었다고 했다.
모든 건물이 개정된 규정에 따라 진행됐고,
이를 벗어난 적은 없습니다.
특별히 내진 설계가 추가된 건물은 많지 않습니다.
에르진 건축업체 관계자 인터뷰 中 -
튀르키예 현지에서 만난 지질학자와 건축 전문가들은 건축법상 건물의 내진 설계 매뉴얼은 이미 완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이 지켜지지 않은 이유는 정부와 건축업자의 카르텔 때문이며,
정부가 ‘기둥 자르기’라는 불법 관행을 묵인하고 ‘불법 건축물 사면 제도’를 통해 부실건축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포착된 붕괴된 건물들의 기둥은 분명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건물을 겹겹이 붕괴시켜 구조마저 어려 -
1341회 1216호에 갇힌 진실 - 정다금 사망 사건
# 한 여고생의 의문의 추락사
“엄청 크게 ‘쿵’ 하는 소리가 들렸고,
‘다금이 떨어졌어!’라고 외치는 소리에 깼어요.”
- 故 정다금 양 동급생 -
2009년 12월 18일 새벽, 전라남도 화순의 한 리조트에서 한 여학생이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40m에 달하는 리조트 12층에서 떨어진 학생은 전날 화순으로 체험학습을 왔던 부산 K여고 2학년 정다금 양.
온몸에 골절과 장기 손상을 입은 그녀는 병원 이송 중 사망했다.
유복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난 다금 양은 성적도 우수했고,
각종 미술 실기대회에서 꾸준히 입상할 만큼 뛰어난 재능과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불과 사망하기 몇 시간 전까지 해맑게 웃으며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던 다금 양. 그녀는 어쩌다 갑작스럽게 사망한 걸까?
그런데 체험학습 당시 다금 양과 함께 1216호에 묵었던 4명의 친구들 말은 달랐다.
다금 이가 평소 학업 스트레스와 용돈 문제로 고민이 많았고,
이 때문에 거주하던 아파트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도 있다고 했다.
게다가 4명 중 하나인 최다정(가명)은 “추락 직전 다금이와 1216호에 단둘이 있었다”면서,
“갑자기 다금이가 혼자 베란다로 나간 뒤 추락했다”고 이야기했다.
추락 당시 다른 목격자가 없는 상황에서, 경찰은 다금 양 사건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마무리했다.
# 수상한 흔적, 그리고 14년 만에 나선 친구들
영안실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딸을 마주한 부모님. 그런데 사망한 다금 양의 왼쪽 눈두덩에서 의문의 멍 자국이 발견됐다.
체험학습에 가서 웃으며 찍은 전날 밤 사진에는 없었던 멍이었다.
게다가 다금 양을 부검한 결과 면허 정지 수준의 높은 혈중 알코올이 검출됐고, 입 안에서 다수의 상처가 발견되었다.
부검의는 다금 양이 추락에 의한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했지만,
입 안의 상처는 추락과 무관한 다른 외력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소견을 밝혔다. 그날 새벽, 다금 양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화장실 세면대에 물 받아가지고 막 다금이를 이제...
억지로 밀어 넣은 거죠.”
- 옆방 1217호 동급생 -
“엄청 겁에 질려서... 진짜 무서워하는 비명 소리.”
- 옆방 1217호 동급생 -
제작진은 당시 정다금 양의 옆방인 1217호에 묵었던 동급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느덧 30대 초반이 된 동급생들은, 고2 시절의 추억 한편에 잠들어있는 비극을 잊지 못한다며 용기를 내 카메라 앞에 섰다.
유난히 많은 눈이 내렸다던 그날, 단체 활동이 끝나고 돌아온 방에서 학업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챙겨온 술을 나눠 마셨는데,
다금이가 묵고 있던 1216호에서 말다툼이 있었다고 한다.
임가영(가명) 등 같은 방에 묵은 네 명이 다금이에게 과도하게 술을 먹였고,
임가영(가명)이 화를 내며 옆방 1217호로 다금이를 끌고 와 머리채를 잡고 화장실 세면대로 밀어붙였으며,
다시 1216호로 데려갔다가 이후 다금 양이 추락했다고 했다.
# 가려진 진실, 그리고 새로운 목격자의 등장
부검 결과에 옆방 동급생들의 목격담이 더해져, 추락사고 전 폭행 정황이 의심됐다.
그러나 같은 방 4명의 학생들은 “임가영(가명)이 옆방 1217호에서 다금이의 머리채를 잡아 화장실 세면대로 향한 것은 맞지만,
잠을 깨우고자 물을 끼얹은 정도”라며, “1216호로 다시 돌아간 후 다금이가 추락하기까지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임가영(가명)을 포함한 3명은 순차적으로 1216호에서 1217호로 이동해 -
1340회 사건의 지평선 - 살인과 유기 사이의 진실
# 동생의 실종과 뜻밖의 범인
“동생이 지금 집 나가서 못 찾아서 그렇다고.
막 눈물이 글썽글썽하면서 그러더라고, 그 형이...”
- 형제의 이웃-
지난 2021년 6월 28일 새벽 2시, 긴급한 실종신고 전화가 112에 걸려왔다.
지적장애를 가진 동생이 여느 때처럼 낮에 영화를 보러 간다며 혼자 나갔는데,
새벽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절박한 내용이었다.
실종 신고를 한 사람은 지적장애 동생을 돌봐오던 친형 김도형(가명) 씨. 그런데 다음날, 강동대교 북단에서 변사체 한 구가 떠올랐다.
강물에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된 남자는 형이 애타게 찾던 동생 동민(가명) 씨였다.
타고 나간 자전거는 온데간데없고, 운동화를 신은 채 익사한 걸로 추정되는 동민 씨.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런데 3일 뒤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졌다.
동생을 살해한 용의자로 형 김 씨가 긴급 체포된 것이다.
동생이 극장에 간다며 집을 나간 후 동생을 보지 못했다는 진술과 달리, 저녁 내내 형 김 씨가 동생과 함께 있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었다. 경찰 수사 결과, 형 김 씨는 지인들로부터 수면제를 구하고 범행 당일 사용할 렌터카를 준비했으며,
알리바이를 꾸미기도 하고 동생에게 술과 수면제를 먹인 사실도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형 김 씨가 부모가 남긴 40억 원에 가까운 유산 대부분을 차지하려고 치밀한 준비 끝에 동생을 살해했다고 판단,
살인 혐의로 30년 형을 선고했다.
# 살인 무죄, 뒤집힌 판결
그런데 올해 1월, 2심 재판부는 형 김 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 씨는 순간적으로 화가 나 동생을 구리 왕숙천에 데려가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것은 맞지만,
그냥 두고 왔을 뿐 물에 빠뜨리거나 하진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2심 재판부 역시 동민 씨가 강력한 수면제 성분인 ‘라제팜’을 복용한 후 깨어나서 스스로 실족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유기치사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만 인정해 10년 형을 선고했다.
1심에서 인정된 살인 혐의가 2심에서 부인되면서, 김 씨는 부모가 남긴 40억 원에 가까운 유산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제작진의 취재 결과, 동생의 사망보험금 3억 5천만 원 수령자도 형 김 씨로 기재되어 있었다.
# CCTV에 찍히지 않은 40분의 진실은?
“살인으로 인정이 되면 동생 재산을 상속을 못 받습니다.
상속인을 살해한 거기 때문에...
근데 유기치사로 되면 상속을 받습니다.
상속 결격 두 경우에 해당이 안 된다는 거죠.”
- 도진기 변호사 -
형 김 씨의 지인은, 김 씨가 갑작스럽게 부모님이 사망한 후 장애가 있는 동생을 홀로 책임져야 한다는 남모를 부담감에 순간적으로 ‘동생을 버리고 싶다’는 나쁜 생각을 한 건 맞지만, 동생을 죽음에 이르게 한 건 아니라고 주장한다. 김 씨 또한 동생을 왕숙천에 홀로 두고 돌아온 것은 맞지만, 동생을 두고 온 지점이 경찰이 지목한 유기지점과 다르며, 왕숙천 수석교가 찍힌 마지막 CCTV상에 동생과 함께 찍힌 남자는 본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석교 안쪽에는 CCTV가 없어 40분 동안 동생 동민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파악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 그날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1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구리 왕숙천의 지리적 프로파일링과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동민 씨가 물에 빠지기까지의 상황을 추정해본다. 또 법의학 전문가가 총출동해 ‘0.038%라는 혈중알코올농도’와 강